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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귀농귀촌을 묻다①] ‘주민과 상생의 별을 따다’…광양 복채옥씨

사설 천문관측소 지어 주민과 화합…“성공보다 바람직한 귀촌 고민해야”

2019년 04월 22일(월) 15:42
복채옥(왼쪽)씨 부부. /연합뉴스
“정착한 지 몇 년이 지났는데도 대문 앞에는 아직도 두릅이며 고구마며 산에서 나오는 것들, 농사지은 것들이 놓여있곤 해요.”

광양시 봉강면 하조마을에 안착한 복채옥(61·왼쪽)씨의 비결은 마을 주민과 상생이었다.

복씨 네 자매는 15년 전부터 임야를 사들여 귀촌을 준비하면서 차례로 정착했다.

복씨 부부는 천문관측소, 동생은 아로마 테라피 박물관을 운영하며 마을과의 상생을 실천하고 있다.

자매들은 마을에 정착하기 전, 정부에서 산촌생태 마을 지정사업을 추진할 당시 부지 구매 자금이 부족한 마을의 고민을 듣고 일부를 부담했다.

“아직 마을에 들어오지도 않았는데 돈을 모아 내놓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민들이 저희 자매를 예쁘게 봐주셨다”고 복씨는 회고했다.

직장 생활 중 휴가만 되면 국내외를 다니며 별을 보고 사진에 담았던 복씨 남편 정호준(63) 씨는 천문대를 지어 시골 동네 꼬마들에게 별자리를 가르치겠다는 소박한 계획을 은퇴 후 실행에 옮겼다.

큰 수익이 나지 않을 걸 알면서도 귀농·귀촌 저리 대출 외 별다른 지원은 받지 않았다.

자치단체와 주민들은 ’색안경‘을 벗어 던졌다.

천문관측소까지 접근이 쉽지 않은 사정을 알고 길을 트도록 땅을 내놓은 주민도 있었다.

관측소 짓는데 시쳇말로 ’태클‘이 들어오지 않았느냐는 광양시 공무원의 조심스러운 질문에 복씨는 “주민들이 망원경 6대를 사줬다”며 일갈했다고 한다.

복씨는 아로마 테라피 박물관을 운영하는 동생과 함께 많지 않은 수익금 일부도 마을에 꼬박꼬박 낸다.

복씨는 “천문대에서 별을 보고 자란 아이 중에 천문학자가 한 명이라도 탄생하면 가장 큰 보람이라고 남편은 말한다”며 “학생들이 선생님과 함께 와서 별을 관측하고, 사진 찍고, 망원경을 조작하는 모습을 보는 게 즐겁다”고 말했다.

관측소와 작은 펜션에서 나오는 수입은 많지 않다.

안정적인 소득으로 고즈넉한 풍경을 즐기며 여유로운 노후를 보내는 환상에 사로잡힌 귀촌 희망자에게 복씨는 뼈있는 조언을 전했다.

복씨는 “우리 가족만 해도 흔히 말하는 로망을 실현했다거나 성공적인 귀촌을 했다는 표현은 부끄럽기도 하고, 지나치게 미화돼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노동에 익숙지 않은 도시 사람에게는 농촌 생활이 처음에는 버거울 수 있고 경제적으로도 근근이 살아가는 정도라고 전했다.

그는 성공적인 귀촌 대신 바람직한 귀촌을 강조한다.

복씨는 “보잘것없는 시설이지만 기존에 없던 게 생기니 환영받고, 마을과 상생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매월 내놓는 수익금 일부는 목돈이 아니더라도 접착제처럼 마을과 유대감을 강화한다”며 “도시 생활에서 품었던 꿈을 시골에서 이루고, 지역 사회와 함께할 수 있다면 그게 바로 바람직한 귀촌일 것”이라고 정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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