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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반복되는 고액·상습 세금체납 처벌 강화해야
2019년 12월 05일(목) 13:55
정부가 올해도 고액ㆍ상습 세금 체납자 명단을 공개했다. 새로 공개된 개인ㆍ법인은 6천838명으로 작년보다 320명 줄어들었으나 체납액은 5조4천73억원으로 1천633억원 늘었다.

국세청은 해마다 체납자 명단을 발표하는데도 규모는 계속 증가추세다. 재산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해서 숨기는 작태들이 여전히 횡행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몇만 원의 과태료에도 어쩌다 기한을 넘기면 화들짝 놀라는 일반 국민들은 기가 막힐 노릇이다.

개인 체납자 1위인 홍영철씨는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자로 수익을 전혀 신고하지 않았고 올해 처음 이름을 올린 전두환씨는 세금 40여억원과 추징금 1020억원을 내지 않았다.

공개된 이들 중 유명인사가 눈에 띈다. 하루 5억원씩 벌금을 탕감받은 구치소 ‘황제 노역’으로 알려진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이 56억원을, ‘허준’, ‘아이리스’ 등 극본을 쓴 최완규 작가가 13억9400만원,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 김한식전 대표가 8억7500만원을 체납했다. 또 황효진 전 스베누 대표도 4억7600만원을 체납해 명단에 포함됐다. 이들은 빼돌린 돈으로 호화롭게 살면서 숨긴 재산이 드러나면 마지못해 적발된 만큼만 납부할 정도로 세금체납을 상습적으로 자행해오고 있는 고위층인사들이다.

국세청이 공개한 기상천외한 재산 은닉 행태도 말문이 막힌다. 한 체납자는 체납 전 부동산을 모두 처분한 뒤 수억 원 상당의 고가 분재를 사들여 숨겨뒀다가 적발됐다. 또 다른 체납자는 재산을 처분하고 양도대금 중 현금 10억원을 인출한 뒤 다른 집에 위장 전입해 여행용 가방에 숨겨뒀다가 5억5천만원을 징수당했다. 한 산부인과 의사는 배우자 명의로 53평형 고급 아파트를 사들이고 외제차 3대를 보유했으면서도 세금 4억원을 체납한 뒤 국세청의 수색과 압류가 있자 뒤늦게 세금을 내기도했다.

재산 은닉 수법들이 진화하면서 징수 공무원들의 세금징수 노력도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고액ㆍ상습 체납자에 대한 징수 실적은 전체 체납액의 1~2%에 불과하다. 정부는 지난 6월 ‘호화생활 악의적 체납자에 대한 범정부적 대응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정당한 사유 없이 2억원 이상의 국세를 내지 않는 악성 체납자에 대해 최대 30일 이내에 유치장에 유치할 수 있는 감치명령제도가 도입되고, 여권 미발급자에 대한 출국 금지 방안도 마련된다. 체납액이 5천만원 이상인 경우 친인척의 금융 조회까지 할 수 있는 금융실명법 개정안은 이미 지난 10월 국회를 통과했다. 국세청은 또 내년부터는 전국 세무서에 체납징세과를 신설할 계획이라고 한다.

‘명단 공개쯤이야’하고 코웃음을 치던 사람들에게 이런 정도의 처방이 기대한 만큼 효력을 발휘할지는 의문이다. 세부 내용을 들여다보면 피해 나갈 구석도 많다. 국민의 공분을 자아내는 세금 체납은 탈세와 마찬가지로 공동체의 신뢰를 갉아 먹고 사회의 안정성을 흔드는 일이다. 경제 범죄에 대한 처벌 수위가 전반적으로 선진국과 비교해 너무 낮은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단속 인력의 부족을 탓하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국민으로부터 공평과세의 책무를 위임받은 국가기관을 속여 부당한 이득을 취하다가 적발되면 패가망신한다는 경험이 사회에 공유된다면 단속 인력은 지금보다 더 줄여도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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