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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가족의 변화, 그리고 가족 내 성평등

곽현미 / 광주시 여성가족정책관

2019년 08월 05일(월) 10:04
곽현미
가족의 사전적 의미를 보면 주로 부부를 중심으로 한, 친족 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집단 또는 그 구성원, 혼인, 혈연, 입양 등으로 이뤄진다. 우리 사회의 정상가족은 이성애를 기반으로 한 부모와 자녀로 구성된 핵가족을 말한다. 그동안 우리사회는 핵가족이 정상가족이라는 신화를 만들어왔다. 경제성장과 사회구조의 발달로 인한 변화였다.

그러나 신자유주의 이후 정상가족에서 이탈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또 다시 가족구조가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있고 텔레비전 예능프로그램에서는 혼자 사는 사람들이 출연해서 혼자 살아도 삶이 충만하다고 말한다.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전체 가구 중에서 1인가구는 28.6%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고, 한부모 가족의 비율은 10.9%, 다문화 가족 비율은 1.6%에 달한다. 정상가족이라는 이성애 중심의 핵가족은 이제 더 이상 다수가 아닌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의 관점은 여전히 정상가족에 맞춰져있다.

우리나라는 2003년 이후 OECD회원국 가운데 자살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언론에서는 자살의 주요 동기가 우울증과 외로움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2018년 1월 영국은 세계 최초로 외로움 담당 장관(Minister for Loneliness)을 임명했다. 개인의 감정인 외로움을 사회적 질병으로 보고 정부가 나서서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인간의 고립감, 소외감, 외로움은 전 세계적 현상이며 모든 연령, 성, 계층, 소득수준의 차이에 따라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개인의 외로움과 고립감은 개인의 문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 영향을 미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것은 사람과 사람, 공간과 공간을 연결하여 친밀도를 높이는 것이다. 사람의 문제는 사람끼리 연결되어야 해결할 수 있다는 취지이다.

우리나라 역시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상시적인 외로움에 노출되어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사회는 외로움이나 고립감의 문제를 여전히 개인의 몫으로 보고 있다. 가족 즉 정상가족의 테두리 안에서 가족 구성원의 외로움을 돌봐야 한다는 인식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는 가부장 사회에서 가족에게 부여했던 역할과 기능에 대한 추억과 기대가 존재하고 있다. 개인의 외로움이나, 고립, 소외 문제를 국가가 직접 나서 해결하기에는 여러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미 가족의 형태는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정상가족 만들기 뒤에 가려졌던 여성들의 노동과 헌신에 대한 가치 평가 요구, 가족 내 성차별과 폭력 거부, 가부장의 권위로부터 탈출을 본격화하면서 시작됐다.

우리 사회는 정상가족이라는 표상 아래 다양한 형태의 가족들이 살아가고 있다. 친밀한 개인적 관계에서부터 동거가족, 비혼 가족, 비성애적 가족관계 등 소위 정상가족 안에서 용인될 수 없는 관계들도 있다.

우리 사회가 인정하는 가족의 이념은 친밀성, 소속감, 돌봄, 경제적부양 등의 기능이 있어야 한다. 무척 중요한 지점이다. 이러한 기능과 구조 때문에 가족은 안전하고 완벽한 공간이기를 원한다. 그래서 정상가족을 이상적으로 낭만화 했다.

그런데 정상가족이 정말로 안전하고 완벽할 필요가 있다면 왜 가족구조가 변하는 것일까? 왜 가족 안에서 젠더, 성평등, 인권, 인간관계에 대한 개인의 의지가 논의되지 않은 것일까? 왜 성차별과 폭력 그리고 가부장의 권위가 가족을 지배하는 것일까?

우리는 정상가족을 유지하는데 많은 공을 들이고 있지만 정상가족에서 벗어난 관계에는 무심하기도 하다. 신자유주의 이후 지속되고 있는 관계의 빈곤함에 대한 뾰족한 대안도 없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는 정상가족과 그 범위에서 벗어 난 듯 보이지만 새롭게 형성되고 있는 가족관계와 개인들의 유기적인 연결 방식에 주목해야 한다. 연결방식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성평등을 기반으로 한 인간에 대한 예의와 여성도 사람이라는 인식과 존중, 가족을 거부하는 여성을 문제적 존재로 보는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지금은 가족 내 젠더평등이 공론화 되어야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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