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민일보]호남고속철도는 올해 4월에 1단계 사업구간인 ‘충북 오송-광주송정 노선’을 개통해서 현재 운행하고 있다. 개통 이후 KTX 호남선 이용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2% 증가했다. 반면 광주-서울 간 고속버스 이용객은 21.6% 급감했다. 또 서울-광주 간 비행기 승객도 10% 정도 감소했다. 이처럼 호남고속철 이용객이 늘어나는 반면에 고속버스나 비행기 이용객은 줄고 있다. 이로써 호남고속철 1단계 사업이 성공임이 판명됐고, 나아가 2단계 사업을 시급히 추진해야 할 필요성이 드러났다.

그런데 현재 호남고속철 2단계 사업구간인 ‘광주송정-목포 노선’은 노선조차 결정하지 못하고 허송세월하고 있다. 이렇게 호남고속철 2단계 시업이 지지부진하게 된 까닭은 기획재정부(기재부)가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말, 국토교통부와 전라남도는 호남고속철도 2단계 노선을 ‘광주송정-나주-무안공항-목포’로 합의해 기재부에 건의한 바 있다.

그런데 기재부는 ‘광주송정-나주-목포’를 기본 노선으로 하고 무안공항은 지선으로 연결하는 이원화된 안을 주장했다. 게다가 새로운 철로를 놓지 말고 기존의 선로를 개량해 예산 1조 3천억 원을 절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기재부의 안은 ‘호남고속철’이 아니라 ‘호남저속철’을 만들자는 것이기 때문에 국토부와 전남도는 거부하고 있다.

이래서 호남고속철 2단계 사업구간인 ‘광주송정-목포 노선’은 노선조차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 7월에 이낙연 전남지사는 박지원 의원과 함께 최경환 경제부총리를 만나 일단 ‘광주송정-목포 노선’ 중에서 이견이 없는 ‘광주송정-나주-고막원역(함평)’ 구간은 올해 공사를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일단 2단계 구간 중 일부라도 착공할 수 있게 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기재부는 국토균형 발전 차원에서 반드시 무안공항 경유를 도와주어야 한다. 무안공항은 광주ㆍ전남ㆍ전북을 아우를 수 있는 국제공항이다. 현재 무안공항은 적자 공항의 누명을 쓰고 있는데, 이전하기로 한 광주공항이 이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광주에서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고속철 노선에 무안공항을 넣음으로써 광주와 접근성을 높여주어야 한다.

또 하나 지적할 사항은 호남고속철 종착역은 목포역이 아니라 원안대로 임성역으로 환원해야 한다는 점이다. 원래 호남고속철 종착역은 무안 임성역으로 돼 있었다. 그런데 국토부는 지난 2012년 8월 3일 호남고속철 건설기본계획 변경고시를 통해 종착역을 임성역에서 목포역으로 제멋대로 바꿔버렸다. 이것이 잘못인 것은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하나는 임성역은 호남고속철의 종점인 동시에 ‘임성-보성’ 간 ‘남해안철도’(82.5㎞) 사업의 시발점으로 계획돼 있다는 점이다. 현재 남해안철도 공사는 올해 예산이 52억원이었는데 추경에 100억원이 증액돼 152억의 예산을 확보했다. 올해 안으로 공사를 시작할 것이다.

이처럼 임성역은 호남고속철과 남해안철도를 연결하는 중심 역이다. 목포역은 이것이 불가능하다. 또 하나는 목포가 철도역을 도시 외곽으로 옮기는 것이 도시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원래 호남고속철의 종착역인 임성역을 중심으로 목포(180만㎡)와 무안(146만㎡)이 역세권을 공동개발하기로 계획이 돼 있었다. 목포역을 종착역으로 하면 이 계획이 무산된다.

따라서 교통부는 임성역을 호남고속철의 종착역으로 복귀시켜야 한다. 그렇게 되면 ‘임성-보성’ 간 ‘남해안철도’로 연결된 주민들도 호남고속철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임성 역세권이 개발돼 목포-무안 개발이 촉진된다.

고속버스ㆍ시외버스 터미널을 임성역 주변으로 옮기면 목포-무안권 시군들이 철도와 버스로 모두 연결되는 광역 교통망을 구축하게 된다. 이는 서남권 발전을 촉진시키게 될 것이다.

정부는 호남고속철도 2단계 사업을 국토부와 전남이 합의한 ‘광주송정-나주-무안공항-목포’ 노선으로 하루빨리 결정해주기 바란다. 그리고 호남고속철도의 종착역은 원안대로 무안 임성역으로 복귀시켜주기 바란다. 국토 균형 발전의 차원에서 정부는 대승적으로 결단을 내려주기를 촉구한다.